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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 먹은 다음 날 단 것이 먹고 싶은 이유는?
    Medical/비만클리닉 2009. 4. 9. 15:06
    술 먹은 다음 날 꿀물을 마시면 갈증도 풀리고 술도 빨리 깬다고 합니다.
    (꿀이 없으면 설탕물이라도...^^)

    술 먹은 다음 날에는 과자나 빵, 과일을 먹고 싶은 경험을 해보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술 드시고, 집에 와서 꼭 라면을 끓여 달라고 하거나 밥 차려 달라고 말하는 남편들 때문에 짜증이 쌓이는 주부님들도 있겠죠... -.-;

    술 먹은 다음에 단 것을 먹고 싶은 것은 체내에 모자라는 탄수화물을 공급하기 위한 자연적인 욕구입니다.

    왜 이렇게 술 먹은 다음 날에는 평소에 좋아하지도 않던 탄수화물을 찾아다니게 만들 정도로 탄수화물이 모자라게 될까요?

    이전에 올린 안주 없이 술만 먹으면 살이 찐다? 안 찐다?
    이라는 포스팅에서 술을 마시면 지방연소가 줄어들고, 그 대신에 알콜을 연소 시킨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고칼로리 음식인 술을 먹으면 과연 탄수화물 연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역시, 그림으로 보는 것이 이해가 쉽겠지요.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알콜은 탄수화물 연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술을 먹으면 지방을 아낄 수는 있지만, 탄수화물을 아끼는 효과는 없어서 결국 정상적으로 탄수화물을 소비하게 됩니다.

    알콜은 탄수화물을 아끼는 효과가 없기 때문에 몇 시간 지나면 간에 저장된 탄수화물이 고갈되면 탄수화물이 모자라게 됩니다.

    근데, 좀 이상합니다. 평상시에도 밥을 안 먹고 몇 시간이 지나면 간에 저장된 탄수화물이 고갈되기는 하지만, 술 먹은 다음 날처럼 단 것이 먹고 싶지는 않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할까요?

    평상시에 간에 저장된 탄수화물(글리코겐)이 고갈되면 간은 지방이나 단백질을 이용해서 포도당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일명
    포도당신합성(gluconeogenesis)라는 과정을 통해서 간에서 필요한 탄수화물을 공급합니다.

    근데, 술을 마시면 알콜 대사과정 중에 NADH가 많아져서 간이 포도당 합성을 제대로 못 하게 됩니다. 간에서 필요한 탄수화물 공급을 못 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술을 마시고 몇 시간이 지나면 혈액 속의 포도당 농도가 떨어지면서 탄수화물을 강하게 먹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이렇게 다이어트 중에 음주는 여러가지 관점에서 방해물로 작용하게 됩니다.

    물론, 술 마시면서 탄수화물을 같이 먹는 경우에는 알콜 섭취로 인한 저혈당이 잘 발생하지 않으니까, 다음 날 단 것을 먹고 싶은 충동도 줄어들게 됩니다.


    P.S.
    몇 년 전 모 병원 신경과에서는 매달 회식을 하면 병원 앞 라면 가게가 마지막 코스였습니다. 그 당시 4년차 레지던트가 부부였는데, 아무래도 집에 가서 라면 끓여 주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서 그렇게 회식 코스를 설계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누가 누구에게 끓여 주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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