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을 신으면 자세가 나빠진다고?"에 대한 후속기사를 파워블로거 반더빌트님이 요구하셨습니다.
의도가 불순해서 트랙백은 차단하고, 영구 차단을 시킬 예정이지만...
제 주장에 대해서 근거를 대지 못 하면 "반대를 위한 반대글을 올리는 행태"에 대한 글을 올리시겠다고 합니다... -.-;
그래서 후속기사(?)를 적어봅니다. 저는 소심하니까요...^^
하이힐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꽤 오래 전부터 고민되던 부분입니다. 과학기술도 발전하고, 통계도 발전하면서 인과관계 분석도 좋아지면서 거의 확실해진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일단 발목과 발가락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명확한 것 같습니다. 몇 시간만 신고 있어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여러 종아리 근육이 짧아지고, 중심을 잡기 힘들기 때문에 무릎에도 과다한 부담을 주는 것도 어느 정도 밝혀졌습니다.
그럼 자세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이 부분에 대한 연구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하이힐은 주로 발목과 발가락, 무릎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자세 왜곡에 대해서는 관심을 끌지 못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연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High heeled shoes: their effect on center of mass position, posture, three-dimensional kinematics, rearfoot motion, and ground reaction forces."라는 1994년 Arch Phys Med Rehabil. 에 실린 논문을 보면 하이힐로 인해서 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내용을 보면, 1.91cm, 3.81cm, 7.62cm의 높이의 굽이 달린 신발을 신고 허리 곡선(lumbar curvature-요추만곡)과 골반의 기울기(pelvic tilt)를 측정해본 결과 굽 높이에 따라서 그 다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행 중에 발생하는 어깨의 회전이나 엉덩이의 회전(rotation)에서도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의미에 대해서는 읽는 분들이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이 이후로는 자세에 대한 논문이 별로 없습니다. 엉덩이 근육 수축에 대한 논문도 있기는 합니다만, 자세와는 좀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이힐을 신으면 O자 다리가 된다고요?
발목 외측의 근력(peroneus longus-긴 종아리 근육)이 약해서 발목 염좌가 잘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보고서는 있습니다. 과연 O자 다리가 될 수 있을까? 알아 보겠습니다.
하이힐을 신으면 O자다리가 된다는 주장을 하는 근거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타당한 근거가 다음과 같은 근거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굽이 없는 신발을 신고 있을 때에는 허벅지 내측 근육과 허벅지 외측 근육이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하이힐을 신으면 중심을 잡기 위해서 허벅지 안쪽의 근육이 더 강한 수축을 유발하게 되고, 그로 인해서 무릎 아래가 안쪽으로 틀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무릎은 안쪽으로 꺽여진 O자 다리가 된다고 말 하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실험도 있습니다.
"Effect of shoe heel height on vastus medialis and vastus lateralis electromyographic activity during sit to stand."라는 2008년 J Orthop Surg. 에 실린 논문을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이힐을 신게 되면 허벅지 내측과 외측의 근육이 좀 더 강하게 수축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각 근육의 수축력의 비율은 굽이 없는 신발을 신었을 때와 비교해서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 더 고민해 볼 것이 비복근(장딴지근육)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대한 논문들이 있습니다. 하이힐을 신고 다니면 바깥쪽 장딴지 근육에 피로가 많이 쌓이게 된다고 합니다.(바깥쪽 장딴지 근육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긴 종아리 근육이 약해져서 발목 염좌가 잘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이힐로 인해서 바깥쪽 비복근을 많이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O자 다리가 유발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반더빌트님의 댓글에 하이힐 때문에 얼굴도 틀어지고, 턱관절 장애도 생기고, 갑상선 질환도 발생한다는 의학기사를 링크하지 않았다고 하시더군요.
인과관계가 불명확한 사실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여서 언급해야 합니다.(최소한 저의 입장에서는 그런 내용을 지지할 수 없습니다.)
물론 척추의 불균형으로 인해서 턱관절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고, 얼굴도 비뚤어질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은 오래 전부터 알려진 사실입니다. 갑상선 질환 부분은 좀 당황스럽군요.
등산하다가 발목을 삐긋해도 요통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요통을 잘 못 관리해서 척추에 문제가 생겨서 얼굴이 틀어지고, 턱관절 장애가 생기고, 갑상선 질환도 발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갑상선 질환이 생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주5일제가 시행되면서 주말에 등산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갑상선 질환이 흔해졌다는 주장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제목을 뭐라고 할까요?
갑상선 질환을 유발하는 주5일제.... / 잦은 등산 갑상선 건강을 해친다....
요가에서는 쟁기자세, 어깨서기, 다리자세와 같은 자세를 취하면 목의 갑상선이 자극되어서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라고 말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서 목이 잘 못 되면 갑상선 기능에 장애가 온다는 주장까지 가능해집니다.
(요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마추어로서 꽤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습관과 먹거리, 마음가짐 이런 것들이 건강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모든 질병이 이런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한 노릇입니다.
아직 질병의 원인을 모르는 것도 많고, 어떤 증상이 왜 발생하는지 모르는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그에 따른 연구도 진행되고 있고, 점점 많은 것이 밝혀지고 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풀리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하나의 이론을 제시할 수는 있습니다. 그 이론에 문제가 있다면 반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이힐이 건강에 나쁘지 않다는 것이 아니고, 하이힐로 인한 건강 문제들 중에서 인과관계가 불확실한 것에 대해서 단정적인 언급을 하는 것에 대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의학기사를 참고하고 자의적 자세 분석을 통해서 글을 포스팅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타인의 이의제기에 대해서는 불순한 의도가 보여서 기분이 나쁘니 영구차단을 해버리고, 해명 후속 기사를 요구하는 파워블로거의 모습을 보면 씁쓸하군요...
반더빌트님이 건강이나 의학에 대한 글을 적을 때의 부담과 제가 건강이나 의학에 관한 글을 적을 때의 부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글을 적 때는 꽤 조심스럽게 글을 적게 됩니다. 최소한 근거도 없는 이야기를 떠버릴만큼 대담한 사람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