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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을 통해서 본 예방접종Medical/건강 상식 & 뉴스 2008. 11. 28. 15:12예전에는 당연하게 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던 예방접종입니다만, 몇 년 전부터 예방접종 부작용에 대한 뉴스가 종종 보도되면서 예방접종의 부작용에 대한 걱정으로 아이에게 백신을 맞추지 않는 부모님들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미국 의학 드라마 ER에서도 홍역에 걸린 아이가 나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 내용을 좀 보면서 홍역을 통해서 예방접종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ER 7시즌 14편에 한 아이가 응급실로 들어옵니다. 발열을 동반한 발작 후에 의식이 없는 상태로 응급실로 911을 통해서 응급실에 왔습니다.
[닥터 카터가 아이의 입에서 홍역의 특징인 Koplik 반점들을 발견하고 홍역이라고 말하는 장면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미국은 1987년에서 1994년까지 9개월에서 14세 아이들에게 홍역 예방접종과 무관하게 접종을 시행해서 94%가 접종을 했습니다. 물론 이 당시에 접종을 받지 않은 아이들도 있습니다. 예방 접종을 받지 사람들은 주로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온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대규모 예방접종 후에 미국에서는 홍역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어서, ER 드라마에서 저 아이를 진찰한 닥터 첸은 홍역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아이의 엄마가 와서 아이들에게 예방접종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면서 아이가 괜찮아질 것인지 물어보는 질문에 닥터 첸은 이렇게 이야기하는군요.
[닥터첸은 하루에 500명의 아이가 홍역으로 죽는다고 이야기하는 장면, 2000년 자료를 보면 하루에 2000명 정도의 아이들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온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1995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4400만 명이 홍역에 걸렸고, 11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WHO 발표를 보면 2000년에는 77만 7천 명 정도의 아이들이 홍역으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2002년 자료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5살 이하의 아이들 중 5%가 홍역으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물론 사망자나 발생이 주로 아프리카쪽에 몰려있기는 하지만, 서태평양이나 남동아시아 쪽에서도 1,400만 명이 넘는 홍역 발생이 보고 되었습니다.(2002년) 보고되지 않는 홍역 발생자를 감안하면 더 많은 발병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방접종은 개인의 면역력 뿐만 아니라 단체의 면역력 부분에도 영향을 미친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홍역 예방 접종을 하지 않아도 질병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방 접종을 안 해도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군집면역(population immunity)'이라는 것 때문입니다. 외국 여행 중에 홍역에 걸린 사람이 들어왔을 경우 주변 사람들이 항체를 가지고 있어서 홍역에 걸리지 않으면 홍역이 퍼지지 않고 홍역에 걸려서 돌아 온 사람만 앓고 끝나게 됩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이 항체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홍역에 걸리면 홍역이 점점 퍼져나가게 되고, 전염병이 돌게 되는 것입니다.
항체를 가지고 있는 주위 사람들이 항체가 없는 사람을 보호해주는 것이 바로 '군집면역(population immunity)'입니다.
그럼 예방접종을 하면 홍역에 걸리지 않을까요? 예방접종을 해도 항체가 안 생기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홍역에 걸릴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좋은 예가 있습니다. 위에 미국에서 예방접종을 거부한 사람들이 주로 네덜랜드와 프랑스에서 온 사람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네덜랜드에는 약 30만명 정도가 홍역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1999년에 네덜랜드에서 홍역이 발생했습니다. 2961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고, 그 중에 510명이 합병증이 발생했습니다.(17%) 3명이 사망했고, 68명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합니다.
이 당시 예방접종을 한 사람들 중에서도 홍역에 걸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방접종을 한 사람들보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224배나 많았다는 것을 보면 예방접종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홍역의 사망율은 0.3%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사망율은 의료환경이 열악하면 훨씬 높아질 것이고, 의료환경이 좋은 곳에서는 더 낮아질 것입니다.
ER에서는 또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홍역에 걸린 아이를 이송했던 911 대원이 그 앰블런스를 이용해서 항암치료로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를 이송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의료진이 이야기를 하자, 대원은 연락을 받지 못 했다고 이야기하는 장면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이런 홍역과 같이 전염력이 강한 질병이 발생하면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들은 전염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이기 때문에 위험해지게 됩니다.
그럼 홍역 예방접종을 하지 않으면 생길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좀 정리해보겠습니다.
- 주위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잘 하면 본인은 안 걸릴 수 있지만, 홍역 유행지역을 여행하면 걸릴 수 있다.
- 홍역 유행지역을 안 가면 될 것 같지만, 아직도 홍역 유행지역이 많다... -.-;
(작년에는 일본도 홍역이 유행해서 대학이 휴교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 주위 사람들도 예방접종을 안 하면 홍역은 언제라도 유행할 수 있다.
- 만약 홍역이 유행하게 되면 예방접종한 사람보다 홍역에 걸릴 가능성이 200배 이상 높다.
- 초등학교 입학이 곤란하다.(초등학교 입학 전에 홍역 2차 예방접종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물론 의무교육을 받으려면 예방접종 확인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군집면역이 유지될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홍역이 유행할 가능성은 별로 없겠지만, 예방접종은 불필요하고 부작용이 많은 처치로 인식하고 많은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기피하게 된다면, 다시 유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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