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플레이크에 대한 오해??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꽤 재미있는 내용을 접하게 됩니다. 며칠 전에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글을 봐서 좀 정리해봤습니다.

뽐뿌 유머에 올라온 글입니다.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야 하는 콘플레이크가 오히려 기운을 빼는 식품이라는...-.-;

책의 일부를 사진으로 찍어서 올렸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위 욕구를 억제하는 음식으로 개발된 것 중에서 오늘날 남아 있는 식품은 그레이엄 크래커와 콘플레이크이다. 사회운동가인 실베스터 그레이엄Sylvester Graham(1794~1851) 목사는 식물 섬유로 크래커를 만들었고, 그의 후계자인 존 켈로그John Kellogg는 옥수수를 으깨어 말린 콘플레이크를 개발했다. 오늘날 미국인들이 아침식사로 먹는 콘플레이크가 복도에서 자위하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정신병원 책임자가 발명한 음식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뽐뿌의 댓글 중에 이런 내용이 신문 기사로 실린 적이 있다는 제보도 있습니다.

콘플레이크로 자위행위를 막아라?

저도 매우 궁금해져서 wikipedia를 통해서 John Harvey Kellogg와 Sylvester Graham에 대한 자료를 검색해봤습니다. 근데, 위의 설명이 좀 이상합니다...-.-;

존 켈로그는 켈로그라는 회사의 설립자가 맞습니다. 의사이고, Battle Creek Sanitarium이라는 요양소의 책임자였습니다. Battle Creek Sanitarium는 위의 내용처럼 정신병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7 안식일 교회에서 운영하는 요양소로 대공황이 있기 전까지 타잔의 주인공이자 수영 금메달리스트인 Johnny Weissmuller, 29대 미국 대통령 Warren G. Harding 등 유명한 사람들이 입원했던 병원으로 나옵니다.

존 켈로그가 개발한 콘플레이크에 대한 내용도 같이 나옵니다. 존 켈로그는 음식과 건강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고 고기와 자극적인 향료가 건강에 나쁘다는 생각에 담백한 음식을 섭취할 것을 권장했습니다.

미국인들이 고기와 계란 위주로 식사를 하는 것이 건강에 나쁘다고 생각하고 담백한 음식을 쉽게 먹을 수 있는 콘플레이크를 개발하게 됩니다. 존 케롤그가 책임자로 있는 Battle Creek Sanitarium의 환자 중에 Charles William Post라는 사람이 있었다고 합니다.
켈로그와 함께 콘플레이크 시장을 양분하는 포스트의 설립자입니다...^^

콘플레이크 제조법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 같은데, 포스트는 단지 영감을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고, 존 켈로그는 포스트가 금고 속의 레시피를 훔쳐갔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일단 여기까지 확인해 본 결과 콘플레이크의 유래는 뽐뿌 사이트나 신문기사 내용과는 좀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서 존 켈로그의 주장이 담긴 Plain Facts for Old and Young by John Harvey Kellogg라는 책을 읽어 보기로 했습니다. 존 켈로그의 작품은 저작권이 끝난 작품들을 인터넷으로 공유하는 구텐베르크 프로젝트 사이트에 올라와 있더군요.

존 켈로그는 건강을 해치는 요소들로 나쁜 음식, 신체적 자극, 운동 부족 등 뽑았습니다.
신체적 자극 중에는 특이하게 변비가 포함되어 있더군요. 대장 속의 대변이 방광과 생식기를 자극해서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존 켈로그에게 요구르트 관장은 매우 중요한 치료법 중에 하나였습니다...-.-;

음식에 대한 주된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과식하지 마라.
2. 하루에 2끼만 먹어라.
3. 자극적인 음식을 먹지 마라.
   
4. 와인, 맥주, 차, 커피 같은 자극적인 음료수도 마시지 마라
5. 과일, 곡물, 야채 등을 먹어라.

이런 음식 섭취는 단순히 정신 질환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권장 사항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조사한 자료만으로는 존 켈로그가 어떤 의도로 콘플레이크를 만들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겠지만, 신문 기사처럼 자위행위를 하는 정신질환자를 위한 음식이라는 주장은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

P.S.
제가 운동을 열심히 할 때 즐겨 먹던 것은 현미플레이크였습니다만, 요즘은 딸 아이 덕택에 우리 집은 코코볼이라는...-.-; (EBS에서 방송되는 광고에 바로 넘어간 우리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