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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전략인 설득의 기술을 이용해서 사람들이 식사일기를 작성하는 빈도를 높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오늘은 식사일기에 적용한 구체적인 설득의 기술을 이야기하기 전에 '전문가가 빠지기 쉬운 착각'을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그런 식으로 진행하면 반응이 안 좋을 것 같아서, 일단 어떤 '설득의 기술'을 사용했는지 먼저 이야기하겠습니다.

제가 사용한 '설득의 기술'은 포스팅의 제목에 나와 있습니다.


식사일기를 나누어 줄 때는 항상 식사일기의 역할과 중요성을 설명하지만, 반응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처음 식사일기를 나누어 주거나 확인할 때면 '귀찮아서' 쓰기 어렵다는 답변을 들을 때가 가장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것은 식사일기의 역할과 중요성, 작성 요령을 설명하고 마지막을 식사일기 앞장에 스티커를 한 장 붙입니다.


식사일기에 스티커를 붙이면서 매번 식사일기를 확인할 때마다 빈 공간에 날짜를 적어서 확인 표시를 해주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이것으로는 좀 부족합니다.

비어 있는 상태로 배포하면 사람들의 반응이 적다는 연구 결과를 참고 해서 일단 맨 앞에 식사일기를 배포한 날짜를 적어서 배포합니다.
처음 이렇게 시작할 때는 저도 과연 어떻게 될까? 궁금했는데, 한 달이 지나면서 식사일기를 회수했을 때에는 아래 사진처럼 공간에 날짜가 촘촘히 적혀 있었습니다...^^(처음 스티커를 만들 때는 공간을 너무 많이 만들었다는...-.-;)


물론, 식사일기에 스티커를 한 장 붙여서 배포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작성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전보다 잘 작성하는 사람의 비율은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스티커를 붙여서 배포하는 과정에는 어떤 의미가 있어서 이런 변화가 생겼을까요?

전문가에게 분석을 의뢰한 것은 아니지만, 제가 생각하는 효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누군가 먼저 움직이면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스티커의 공간을 일단 채워서 배포하는 것이 중요하다.
  • 식사일기에 스티커를 붙이고 날짜를 쓰는 과정을 통해서 의사가 식사일기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강조할 수 있다.
  • 식사일기에 스티커를 붙여서 배포하면 매번 진료할 때마다 식사일기를 확인하겠다는 의지를 (양 방향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마지막 효과는 제가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효과입니다. 식사일기 스티커를 통해서 저 자신도 식사일기를 매번 확인하는 것을 일상적인 진료 과정의 일부분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식사일기를 매번 작성해 오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2~3번 확인한 후에는 더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식사일기에 스티커를 붙인 이후로는 매번 식사일기를 확인하는 것이 당연한 과정이 되었고, 이 때문에 식사일기를 4차례 이상 검사받는 빈도가 높아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면 단순한 정보와 지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상황에 맞는 작지만 적절한 '전략'을 이용하면 사람들의 행동을 좀 더 효과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스티커 한 장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켰지만, 이 방식이 늘 통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식사일기 스티커가 제가 기존에 사용하던 방법에서 모자란 부분을 잘 채워줬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킨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식사일기 스티커의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사람들의 행동에 약간의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실제로 체중 감소가 더 커졌는지를 알아보려면 좀 더 오랜 시간 관찰하면서 대상자를 제한해서 분석해야 합니다...-.-;

여하튼 이틀간의 워크숍을 통해서 배운 '설득의 기술'을 실생활에 적용해보고 그 효과를 확인하는 경험은 꽤 신선했습니다.

아직 설득의 심리학 후기 시리즈 포스팅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설득의 심리학 워크숍을 듣고 제 과거를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전문가들이 빠지기 쉬운 착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1. 김호 2012.01.23 11:38 신고

    정말 잘 읽었습니다. 훌륭한 사례이네요. 설득의 심리학 워크샵을 진행하는 사람으로서 큰 보람을 느끼는 경험담입니다. 설득하는 사람과 설득 당하는 사람 모두 win-win이 된다는 점, 그리고, 상호성(스티커를 먼저 붙여준다는 점에서)으로 시작하여 일관성(어느 정도 하던 것을 그치지 않고 지속한다는 점)으로 긍정적 효과를 본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사례 공유 부탁드립니다. 새해 연휴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 Favicon of https://mabari.kr 마바리 2012.01.26 18:53 신고

      김호 대표님이 블로그까지 방문해주셨네요...^^

      설득의 심리학 워크샵 참가 이후로도 매번 세미나에 참가할 때마다 저에게 정말 모자란 부분을 깨닫게 됩니다.

      좋은 자리 마련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좋은 배움의 자리가 있으면 열심히 참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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