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복용이 체중에 영향을 미친다? - 해외의학정보(2012. 8. 24)

서울에서 참석해야 할 워크샵이 있어서 8/24 방송은 전화연결이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진행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바람에 원고를 읽는 연습을 충분히 못 했고, 방송 중의 말이 빨라졌습니다.(예전에도 빨랐지만, 이번은 더 빠르게...-.-;)
오늘도 시간 관계로 5번 주제는 언급하지 못 했습니다.

1. hplus_20120824.mp3

1. 생후 6개월 이전에 항생제를 복용하면 3살 때 과체중이 될 위험성이 커져
보통 비만은 운동 부족이나 과다한 열량 섭취 같은 생활 습관의 문제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요. 이번에는 어릴 때 항생제 복용 여부가 비만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영국의 한 지역에서 출생한 11,532명의 소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생후 6개월 이전에 항생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는 소아는 생후 10개월과 20개월의 체중이 더 많이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고, 생후 38개월이 되었을 때 과체중일 위험성이 22%나 컸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생후 6개월 이후로 24개월 이전에 항생제를 복용했는지 여부가 7살 때 체중 증가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도 같이 분석했는데, 생후 6개월에서 24개월 사이의 항생제 복용 여부는 7살 때 체중 증가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후 6개월 이전의 항생제 복용 여부가 체중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과다한 열량섭취나 운동 부족 같은 생활 습관보다는 훨씬 적은 것이지만, 항생제 복용이 사람의 체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 이번 연구는 꽤 의미 있는 연구가 될 것 같습니다.

1-1) 항생제 복용이 어떻게 체중에 영향을 미칠까?
이전에도 항생제가 가축의 체중 증가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사료에 항생제를 섞는 행위가 빈번했고, 이 때문에 항생제 내성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미국 FDA는 가축의 성장을 촉진할 목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이처럼 항생제가 가축의 성장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사람에서는 어떤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었는데, 이번 연구에서 항생제가 가축의 성장을 촉진하는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서도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요즘은 장내 미생물이 사람의 건강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는데요. 항생제가 장내 미생물 중에서 체중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미생물은 남겨두고 체중 증가를 억제하는 미생물을 제거해서 체중이 증가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http://www.medpagetoday.com/Pediatrics/Obesity/34348

2. 비타민 D를 섭취하면 어린이의 호흡기 감염을 줄일 수 있어.
혈액 속 비타민 D 수치와 호흡기 감염 빈도는 반비례 관계가 있다는 관찰 연구가 발표된 적이 있지만, 비타민 D 섭취가 호흡기 감염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데요. 비타민 D를 섭취하면 초등학생의 호흡기 감염을 절반이나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몽고 지역의 초등학교 3학년에서 4학년 사이의 어린이 247명을 대상으로 143명에게는 비타민 D가 강화된 우유를 매일 마시게 하고, 104명은 일반 우유를 마시게 해서 1월에서 3월 사이에 호흡기 감염이 얼마나 발생했는지를 관찰했습니다. 비타민 D가 강화된 우유를 마신 어린이는 3개월 동안 호흡기 감염이 평균 0.45회 발생했고, 일반 우유를 마신 어린이는 호흡기 감염이 평균 0.8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비타민 D 섭취가 어린이의 호흡기 감염을 절반 가까이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진행된 몽고 지역이 북위 48도로 기온이 낮은 편이고(연평균 기온 -2.4도), 아이들이 햇빛에 노출되지 않아서 비타민 D 생성이 제한적인 환경으로, 이 지역 어린이의 혈액 속 비타민 D 수치가 낮아서 비타민 D 섭취가 호흡기 감염을 줄이는 효과를 보인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http://www.medpagetoday.com/PrimaryCare/URItheFlu/34280

 

[코코아 열매, 코코아의 플라보놀 성분이 인지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 사진 출처: wikipedia]

3. 코코아가 인지 능력을 향상해?
항산화물질로 알려진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다크 초콜릿이나 녹차를 먹는 사람이 치매 발생 위험성이 적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연구 결과인데요. 이번에는 코코아에 들어있는 항산화물질인 플라보놀 성분이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사람의 인지 능력을 향상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초콜릿의 원재료인 코코아에 들어있는 플라보놀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이번 연구에서는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노인 90명을 대상으로 30명에게는 990mg의 플라보놀이 들어있는 음료수를, 30명에게는 520mg의 플라보놀이 들어있는 음료수를, 나머지 30명에게는 45mg의 플라보놀이 들어있는 음료수를 8주 동안 매일 마시게 한 다음에 인지 능력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45mg의 코코아 플라보놀 음료수를 마신 노인과 비교했을 때, 고농도와 중간 농도의 코코아 플라보놀 음료수를 마신 노인이 인지 능력이 훨씬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고농도와 중간 농도의 코코아 플라보놀 음료수를 마신 노인은 인슐린 저항성도 훨씬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진은 코코아 플라보놀이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서 인지 능력을 향상시킨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코코아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의 후원으로 진행되었고, 연구진 중 한 명이 연구를 후원한 회사의 직원이라서 코코아 플라보놀의 효과를 확실히 알아보기 위해서는 이해 관계에 중립적인 기관의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http://www.medpagetoday.com/Cardiology/Dementia/34179

4. O형보다 AB형이 심혈관질환 위험성 커
최근에 약 9만 명의 대상자를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 혈액형에 따라서 심혈관질환 위험성이 다르다는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O형이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가장 낮고, AB형인 사람이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만 2천여 명의 여성과 2만 7천여 명의 남성을 각각 26년, 24년 동안 추적 관찰한 이번 연구에서는 O형과 비교했을 때, A형은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성이 5%, B형은 11%, AB형은 23%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O형을 제외한 다른 혈액형은 특정 혈액 응고 인자가 25%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런 요인이 심혈관질환 위험성을 높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http://www.medscape.com/viewarticle/769146?src=rss

5. 미국 소아 중환자실 보호자, 의료진의 설명에 만족하지만, 환아 상태는 잘 몰라.
의사와 환자의 의사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는 많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소아 중환자실 보호자와 의료진의 의사 소통에 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의료진이 소아 중환자실 보호자에게 환아의 상태와 치료 계획에 관한 설명을 했을 때 보호자가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 알아본 결과, 10명 중 9명의 보호자는 의료진의 설명이 도움이 되었고, 치료 계획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소아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아의 상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한 보호자는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의학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고, 환자의 상태와 예후에 대해서 돌려 말하지 말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며, 보호자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질문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http://www.medscape.com/viewarticle/769216

P.S.
어쩌면 라디오 방송 스튜디오에서 자기도 모르게 긴장해서 말이 빨라졌을지도...-.-;(아~ 은근 소심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