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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통은 마음의 병?(2)
    Medical/통증클리닉 2008. 3. 8. 12:08

    저번에 '요통은 마음의 병?(1)'에 이어서 요통에 있어서 발생하는 마음의 병에 대한 다른 재미있는 관점을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간혹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있습니다.
    "병원이 병을 만든다"
    이번에 이야기 할 것은 "병원이 요통을 만든다?" 가 될 것 같습니다.
    과연 병원이 요통을 만들 수 있을까요? 여기서 이야기하는 병원은 정식 의료기관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요통을 치료한다고 하는 모든 사람들을 언급하는 것입니다.


    작년에 인터넷에서 우연히 재미있는 책을 봤습니다. 만성요통으로 고생하던 한 청년이 만든 사이트를 방문했습니다. 요통에 대해서 도움이 되는 사이트도 정리되어 있고, 좋은 정보들과 더불어서 책 소개를 아주 잘 했더군요. 일단 낚여서 카드 결제를 하고 다운 받아서 본 책입니다.

    제목은 CURE BACK PAIN FOREVER 입니다. 지은이는 Sensei Adam Rostocki라고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책 표지는 위 그림과 같습니다.

    지은이는 만성적인 요통으로 이곳저곳에서 치료를 받게 되지만, 계속적인 재발로 절망에 빠지게 되지만, 이혼한 전부인이 가져다준 책 몇 권을 읽으면서 희망을 가지고 스스로 자신의 요통이 마음의 병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병을 극복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언급합니다.

    그리고, 다른 요통환자들이 어떻게 해야할 지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 합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주장은 PIPS(Psychologically induced pain syndrome)입니다. 우리 말로 번역하자면 심리유발성 통증 증후군 정도 될 것 같습니다.

    허리가 아퍼서 치료를 자주 받으면서 환자는 치료자들로(의사, 카이로프랙터... 기타등등) 부터 무의식적으로 행동의 제약을 프로그램 당한다는 것입니다.

    "허리를 구부리지 마라."
    "하이힐을 신지 마라."
    "앉아 있지 마라."
    "오래 서 있지 마라."
    "뭐 하지 마라. ~~하지 마라. ~~하지 마라.(DON'T)"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비오는 날은 아픈날, 습한날도 아픈날, 오래 앉아있는 날도 아픈날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인식하게 되고, 하지 말도록 프로그램 된 행동을 하면 환자는 통증을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통증에 대한 조건반사를 학습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의식에 새겨진 프로그램들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여기서 부터는 주로 mind control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은이는 PIPS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이야기하기 전에 한 가지를 먼저 언급하고 넘어갑니다.
    통증이 유발될 수 있는 원인을 의학적으로 찾을 수 없는 경우에 자신의 방법을 따르라는 말을 합니다.
    [소송 천국인 미국에서 이 정도 이야기는 해줘야 되겠지요...^^]

    이미 '요통은 마음의 병?(1)'에서 언급한 Fear-Avoidance(공포회피 반응)처럼 통증 경험으로 인한 무의식적 행동 제한이나, PIPS(Psychologically induced pain syndrome)처럼 치료진에 의해서 프로그래밍 된 통증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존재합니다.

    만성 요통의 경우 이 두 가지를 다 보이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요통 뿐만 아니라 여러 질병에서 Fear-Avoidance(공포회피 반응)이나 PIPS(Psychologically induced pain syndrome)를 보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Fear-Avoidance나 PIPS는 가능하면 지속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계속 지속되는 경우에는 이 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고려하면서 치료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의료기관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경우는 현재로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 눈에 보이는 검사에서 발견되는 문제에 집중을 하게 됩니다.
    검사를 통해서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으면 난감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환자는 졸지에 엄살쟁이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Fear-Avoidance가 지속되는 것을 막고 PIPS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 중에 중요한 것이 환자의 상태에 대한 기능적 평가와 그에 따른 정확한 설명입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 볼까요?

    보통 허리가 아퍼서 병원에 방문하면 몇 가지 검사 후에 이런 설명을 듣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 "허리에 디스크 초기 증상이 있습니다. 오래 앉아 있는 것은 허리에 안 좋으니까 오래 앉아있지 마세요."
    이런 설명을 Fear-Avoidance와 PIPS를 고려한 설명으로 바꿔 볼까요...^^
    예) ② "OO의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으니까, △△ 운동을 해주시고요. 오래 앉아 있으면, OO에 무리가 발생하니까 자주 움직여 주시고, 오래 앉아 있는 경우에는 XX와 같은 동작을 몇 번 반복한 다음에 주무세요."

    ①번 설명을 보면 해부학적으로 눈에 띄는 문제는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른 설명은 없고, 주의사항만 알려주고 있습니다.
    ②번 설명을 보면 일단 환자의 요통에 대한 기능적인 평가를 통해서 눈에 보이는 해부학적 문제가 아닌 기능적인 문제에 대한 언급이 이루어지고, 저하된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방법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향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아프다는 프로그램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자가 조절 프로그램도 같이 처방이 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위와 같은 설명을 듣는다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왜 아픈지만 설명해주지 귀찮게 이것저것 시키고, 설명한다고 불만을 가지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설명을 위해서는 기능적인 평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걸리고, 환자의 심리적인 상태도 고려하면서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설명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환자가 Fear-Avoidance, PIPS 때문에 고통 받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분명히 상태에 따라서 주의해야 할 동작이 있고 반드시 피해야 할 동작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CURE BACK PAIN FOREVER'의 지은이는 마샬아츠 4단이라고 합니다만, 책으로 글을 써서 그런지 통증이 유발될 수 있는 원인을 의학적으로 찾을 수 없는 경우에 자신의 방법을 따르라는 말을 할 정도 조심스럽게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는 것은 모든 요통이 마음의 병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고, 요통이 발생했을 때에 생길 수 있는 마음의 병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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