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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스피린이 운동에 도움이 될까?
    Medical/떡밥천국 2009. 10. 22. 14:49
    운동을 하면서 종종 듣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로 장거리 운동을 모임에서 퍼져있는 이야기인데, 장시간 운동을 할 때는 아스피린 1~2알을 복용하거나 타이레놀 1~2알을 복용하고 운동하면 도움이 된다는 속설입니다.

    등산 중에 다리에 쥐가 났을 때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는 글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운동 중 근육 경련에 대해서는 이미 한번 포스팅을 했지만, 근육 경련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휴식과 스트레칭만 있을 뿐 나머지들은 거의 효과가 없습니다.

    근육 경련을 예방하는 것은 운동 전에 탄수화물 섭취를 하고, 운동 시간이 길어지면 중간중간 탄수화물을 보급해주는 것이 그나마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스피린과 근육 경련을 별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데, 왜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소문이 생겼을까요? 검색을 해보니까 몇가지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1) 진통 효과
    최근에는 더 효과적인 진통제가 나오면서 주로 심장 질환 예방 목적으로 사용하게 되었지만,
    아스피린은 진통제로 많이 사용했던 약물입니다.
    고도 3000m 이상의 지역에서 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두통의 예방효과에 대한 실험이 있습니다[각주:1]. 1g의 아스피린을 복용한 사람들이 고산 지역에서 운동을 할 때 두통의 발생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 때문에 등산을 할 때 아스피린을 가지고 등산을 하시거나 예방목적으로 아스피린을 드시고 등산을 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않은 사람들은 혈액 내의 산소포화도가 90% 밑으로 내려가면 두통이 발생하는 반면에
    아스피린을 복용한 사람들은 혈액 내의 산소 포화도가 86% 밑으로 내려가면 두통이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고산 지역에서 운동을 할 때 두통은 일종의 위험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이런 위험신호가 더 늦게 나타난다고 해석을 할 수 있고, 오히려 무리한 운동을 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운동 중에 발생하는 통증을 줄이면 운동 능력을 향상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에 따른 부상의 위험성이 커집니다.
    게다가 아스피린의 진통효과는 보통 500mg정도를 복용해야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보통 심장 질환 예방 목적으로 판매되는 제품은 100mg에 불과하기 때문에 1~2알 복용해서 진통효과를 기대하기는 무리입니다...-.-;

    [무지하게 오래된 바이엘의 약품 광고, 아스피린 뿐만 아니라 기침약으로 헤로인도 있다... -.-; / 그림출처 - wikipedia]


    2) 혈액 순환 개선 효과
    아스피린은 피떡을 만드는 혈소판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서 혈액 순환 개선이나 심장 질환, 뇌졸중 예방 목적으로 복용하기도 합니다.
    운동 중에 발생하는 경련이 혈액 순환 장애가 주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우리 나라에서는 경련이 발생했을 때 바늘로 피가 나올 때까지 찌르는 상황인 것을 감안해보면 아스피린이 가지고 있는 혈액 순환 개선 효과가 근육 경련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당연히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운동을 하게 되면 혈소판이 활성화 되는 경향을 가지고 있기는 합니다. 과연 운동을 통해서 활성화되는 혈소판의 작용을 아스피린이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까요? 운동 중 혈소판 활성과 아스피린에 대한 연구도 있습니다[각주:2]. 하루에 500mg의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운동을 해본 결과 운동을 안 하는 안정시에는 혈소판 기능이 억제되어 있지만, 운동 후에 활성화된 혈소판의 기능을 억제하지는 못 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결국, 운동 후의 혈소판 기능을 억제해서 운동 후 혈액 순환 개선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그다지 도움이 못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운동 중에 발생하는 근육 경련은 혈액 순환의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닌 관계로 더더욱 아스피린이 근육 경련을 예방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곤란합니다...-.-;


    아스피린과 같은 진통 소염 작용이 있는 약물들의 경우는 염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약물은 고용량을 사용할 경우 운동 후 근육의 손상을 줄이고, 근육통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운동에 따른 근육의 적응 과정을 약화시키는 작용 때문에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각주:3].


    좀 내용이 길지만,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고용량 소염 진통제를 사용하면 근육통이나 고산지대에서 운동할 때 두통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 하지만, 부상의 위험성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 소염 진통제를 사용하면 근육의 적응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에 운동의 효과는 줄어든다.
    • 소염 진통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 위험성도 감수해야 한다.
    • 이런 내용은 혈액 순환 개선 목적의 100mg 아스피린에게는 해당되는 내용이 아니다.
    • 소염진통제는 천식 발작을 유발할 수도 있다.


    P.S.
    저용량 아스피린을 혈액 순환 개선 목적으로 사용하는 분들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이런 경우에도 혈관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을 계산해서 위험성이 높은 분들에 한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몸에 좋기만 한 약은 없습니다. 손익을 계산해서 이익이 더 많을 경우에만 복용하는 것입니다.





    1. Burtscher M, Likar R, Nachbauer W, Philadelphy M, Pühringer R, Lämmle T. Effects of aspirin during exercise on the incidence of high-altitude headache: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trial. Headache. 2001 Jun;41(6):542-5 [본문으로]
    2. Li N, Wallen NH, Hjemdahl P. Evidence for prothrombotic effects of exercise and limited protection by aspirin. Circulation. 1999; 100: 1374–1379. [본문으로]
    3. Howatson G, van Someren KA. The prevention and treatment of exercise-induced muscle damage. Sports Med. 2008;38(6):483-503.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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