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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적용한 '설득의 심리학' - 결과 분석Etc/마바리 생각 2012. 6. 25. 15:14
오늘은 진료실에서 적용한 '설득의 심리학' 결과 분석 포스팅입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서 설득의 심리학 워크숍 참석 후 적용 사례에 관한 포스팅을 4차례 올렸습니다.(기존 포스팅은 '더보기' 링크 참조)
기존 포스팅에서는 설득의 심리학 적용 후에 사람들이 식사일기를 얼마나 잘 작성하는지에 관한 내용이 주가 되었지만, 이번 포스팅에서는 설득의 심리학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의 체중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작년 6월 즈음에 식사일기 작성이 다이어트하는 사람의 체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알아보기 위해서 식사일기 작성이 단기간 체중변동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2010년 10월부터 2011년 5월 사이에 제가 있는 의원에서 1달 이상 체중 감량을 시도한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여성의 자료를 수집해서 분석했습니다. 식사일기를 작성해서 저에게 2차례 이상 확인받은 사람과 1차례 이하로 확인받은 사람을 나누어서 처음 병원을 방문했을 때를 기준으로 4주 후의 체중 감량 폭을 비교해봤습니다.
총 120명의 대상자 중에서 44명이 2차례 이상 식사일기를 확인받았고, 76명이 1차례 이하로 식사일기를 확인받았습니다. 식사일기를 잘 작성한 44명은 평균 3.36kg을 감량했고, 식사일기를 1차례 이하로 작성한 76명은 평균 2.52kg을 감량한 것으로 나타나, 식사일기를 잘 작성한 사람이 평균 0.84kg 더 많이 감량해 의미 있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 분석만으로는 식사일기 작성이 체중 감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체중 감량을 하고 싶은 의지가 강한 사람이 체중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이고 이런 사람은 당연히 식사일기를 잘 작성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식사일기를 잘 작성해서 체중을 더 줄일 수 있다고 말하기 곤란합니다.
이런 분석 후에도 '진료 시간이 제한적인 한국에서 식사일기를 작성과 확인이 정말 체중 감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가?' 고민은 계속되었습니다. 이런 고민 중에 '설득의 심리학' 워크숍에 참가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어, 식사일기에 '설득의 심리학'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는 '설득의 심리학 적용이 사람들의 식사일기 작성을 얼마나 격려하는가?'를 보기 위해서 대상자를 거칠게 잡았습니다만, 이번에는 분석 대상자를 작년 6월에 검토한 것처럼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여성을 대상으로 제한했습니다.
설득의 심리학을 적용한 2011년 8월부터 2012년 3월까지 8개월 동안 이전 분석과 같은 조건의 대상자는 모두 81명이었고, 이 중에서 식사일기를 2번 이상 확인받은 사람은 50명, 1번 이하로 확인받은 사람은 31명이었습니다.
설득의 심리학을 적용한 결과, 식사일기 작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의 비율이 36.6%에서 61.7%로 매우 증가해, 통계학적 차이를 보였습니다.
설득의 심리학을 적용한 후는 식사일기 작성자와 식사일기 비작성자의 체중 차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식사일기 작성자는 평균 3.78kg의 체중감소를 보였고, 식사일기 비작성자는 2.38kg의 체중감소를 보여 체중감소 폭의 차이는 1.4kg으로 더 커져서, 의미 있는 체중감소 폭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제는 과연 설득의 심리학을 적용한 후에 전체 대상자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가 궁금해집니다. 설득의 심리학을 적용하기 전 대상자 120명은 평균 2.83kg의 체중감소를 보였고, 설득의 심리학을 적용한 후의 대상자 80명은 평균 3.25kg의 체중감소를 보였습니다. 설득의 심리학을 적용한 후의 대상자가 평균 0.42kg 체중감소가 더 있었지만, 통계학적인 차이를 보이지는 못해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만, 0.4kg의 체중 차이를 검증하기에는 대상자 수가 부족했습니다(계산해보니까, 각각 200명 정도의 대상자가 필요하더군요.).
약 8개월의 시도를 분석한 결과, 설득의 심리학을 적용하면 식사일기를 적극 작성하도록 격려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런 효과는 실질적인 체중 감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식사일기 작성을 적극 격려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실제로 식사일기 작성 참여율이 40%에도 못 미치는 것을 확인하고는 좀 실망했고,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순 있지만, 물을 먹일 순 없다.'라는 문구를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이번 설득의 심리학 적용 사례에서 제가 얻은 교훈은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순 있지만, 물을 먹일 순 없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여태까지 말을 물가로 데려오지는 않고, 말에게 물가의 위치만 알려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의 포스팅을 한 줄로 요약하면...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려면 단순한 조언이 아닌 효과적인 전략이 필요하고, 그런 전략은 사람들의 행동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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