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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료비는 내고 가세요.
    Etc/마바리 생각 2008. 6. 25. 11:48

    EBS에서 감기에 대한 다큐가 방송되었습니다. 아마도 방송을 보고 충격을 받은 분들이 꽤 있으실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약물 처방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좀 더 경각심은 높이기 위해서 우리나라 처방을 외국 의사에게 보여주더군요... -.-;
    외국 의사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더 놀라는 표정입니다...^^

    감기 뿐만 아니라 시간을 가지고 좀 기다리면서 자기 관리를 하면 좋아지는 질병들이 있지만, 약에 의존하고 싶은 것이 환자의 마음이지요.
    그런 마음에 호응하는 병의원이 잘 되는 상황이라서 저런 다큐가 많이 방송되어도 상황이 얼마나 좋아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질병에 있어서 사회문화적인 차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외국 아이들의 답변을 보면 우리 나라와의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아프면? -> 푹 쉬면 낳아요"

    우리 나라 아이들은 어떨까요?
    "아프면? -> 학원비가 얼마인데, 쉴 수 있니? 약 먹고 학원 가!"

    아픈 아이들이 쉴 수 없는 여건 속에서는 약물에 의존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직장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픈데, 참고 일 해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진통제를 먹어야 하고... 재채기 하면 민폐라서 진해제도 먹어야 하고, 콧물 질질 흘리고 다니면 보기 싫으니까, 항히스타민도 먹어야 합니다. 가래를 뱉고 다니는 것도 보기 안 좋습니다. 그럼 거담제도 먹어야 합니다. 아픈 몸으로 일해야 하는데 굶고 일할 수 없으니까 소화제도 먹어야 하고.. -.-;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감기에 처방된 약 - 출처: EBS 다큐프라임 2부 '감기 낫게해드릴게요']

    사실 환자에게 처방전도 안 주고, 주사도 안 줘서 돌려 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단순한 피부 트러블인 경우 상담과 보습에 대한 설명만 해주고, 근육통이 있는 환자 분들의 경우 근육통에 도움이 되는 간단한 몸풀기만 가르쳐 주고 주사나 처방전을 주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간혹 밖에서 들리는 소리가 있습니다.

    "진료비 내고 가세요~"

    이렇게 약이나 주사가 없으면 진료비를 안 내는 분들 중에는 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약과 주사를 잘 주는 의사가 좋은 의사라는 인식도 같이 변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병의원이 약물 남용(?)에 1차적인 책임이 있기는 하지만, 병의원이 아무리 변하려고 노력해도 사회적으로 호응을 해주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이룰 수 없습니다.


    P.S.

    약을 처방받거나, 주사를 맞아야만 진료를 한 것이 아닙니다. 병원을 방문하셔서 의사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 일단 진료를 한 것입니다. 따라서 진찰료가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의사와 1분을 이야기하거나 20분을 이야기하거나 진찰료는 똑같습니다.
    약이나 주사가 없더라도 진료비는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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