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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시합 중에 물을 많이 먹어도 위험하다.Medical/스포츠 의학 2009. 3. 27. 14:01겨울철에 근력 운동등을 하면서 몸을 만들었던 러너들이 봄이 되면서 슬슬 거리로 나올 시기가 되었는데, 날씨는 마지막 꽃샘추위가 덜 가셨네요...^^
오늘은 마라톤 시합 중에 수분 섭취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요즘은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달리기에서는 충분한 수분섭취가 당연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1969년에 "마라톤 시합 중에 불충분한 수분섭취의 위험성(The Danger of Inadequate Water Intake During Marathon Running)"이라는 논문이 발표된 이후로 마라톤 시합 중에 발생하는 탈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논문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마라톤 시합 중에 충분한 수분 섭취를 권하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이 당시에는 마라톤 국제 시합 규정이 수분섭취를 제한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마라톤 시합 중에 마실 수 있을만큼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거나, 한 시간에 600cc~1200cc정도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권장 사항이 나온 이후로 마라톤 시합에 점점 참가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탈수로 인한 문제 뿐만 아니라 과다한 수분섭취로 인한 문제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2002년 보스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여성은 과다한 수분 섭취로 인해서 저나트륨혈증 뇌병증(hyponatremic encephalopathy)으로 사망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스톤 마라톤 대회 - 사진 출처 : http://philip.greenspun.com/]
2005년 NEJM에는 마라톤 시합 중에 수분 섭취로 인한 전해질 불균형에 대한 논문이 실렸습니다. 2002년 보스토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 중 488명을 대상으로 마라톤 완주 후에 혈액을 검사해서 전해질 불균형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본 연구입니다.
488명 중 13%가 저나트륨혈증이었고, 0.6%가 심각한 저나트륨혈증이었다고 합니다. 이 당시 보스톤 마라톤 완주자가 15000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900명 정도가 저나트륨혈증, 90명 정도가 심각한 저나트륨혈증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이런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몇가지 있습니다.
- 마라톤 완주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 경우( >4시간)
- 마라톤 완주 후에 체중이 늘어난 경우
: 얼마나 수분 섭취를 많이 했는지 짐작이 되지요... -.-; - 체질량지수가 낮은 경우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서, 이런 수분 섭취 권장사항이 변경되고 있습니다.
1시간에 600~1200cc의 수분 섭취가 아닌 1시간에 400~800cc의 수분 섭취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달리기가 늦거나 체중이 적게 나가는 사람의 경우는 이 보다 적게 섭취할 것을 권하고 추운 날씨에 달리기를 하는 경우에도 수분 섭취량을 적게 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라톤 시합 주최 측에서도 식수 공급대를 날씨에 감안해서 너무 짧은 거리 단위로 설치하는 것을 피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2002년 보스톤 마라톤 대회때에는 1.6km(1마일) 단위로 식수 공급대가 있었던 것도 전해질 불균형이 많이 발생하게 만든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서 시합 중에 탈진되어서 쓰러진 경우 바로 전해질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도 필요하다고 것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물론, 마라톤 시합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이런 내용을 교육시키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P.S.
저도 오래 전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던 적이 몇번 있는데...
위험 요소가 꽤 있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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