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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톤 완주를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Medical/운동처방 2008. 6. 26. 17:41

    이번 주제는 상당히 제 경험에 따른 주관적 입장이 많이 반영된 이야기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감안하고 읽어 주십시요.

    마라톤 풀코스를 시간에 상관없이 완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개인에 따라서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운동 방법? 체중 관리? 시합 전 컨디션 조절? 페활량? 카보로딩?
    위에 언급한 것도 중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완주할 마라톤 대회의 선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라톤은 몇 시간을 달려야 하는 장거리 시합입니다.
    다들 나름대로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출발하지만, 세상 일이 대부분 그렇듯이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 자신의 예상과는 다르게 일이 진행됩니다.

    서울 도심에서 진행하는 마라톤 대회는 제한시간이 있어서 그 시간을 넘기면 교통통제가 해제됩니다. 그렇게 되면 달리기가 힘들어집니다. 도심을 달리다가 교통통제가 해제되면 상당히 난처합니다... -.-;

    낙오자들을 태우기 위한 회수차량이 있지만, 그것도 빨리 탑승하지 않으면 만원이 되어서 탈 수 없습니다. 현금을 가지고 있거나 교통 카드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시합을 포기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됩니다만, 시합 전에 옷을 갈아 입어서 아무 것도 없다면 그냥 끝까지 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교통 통제가 해제되었기 때문에 그 때부터는 인도로 달려야 합니다. 아스팔트에 비해서 울퉁불퉁한 인도는 지친 다리에 더 많은 충격을 줍니다.

    시합 코스 중에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나게 되면... -.-; 운 좋게 신호등이 있는 사거리면 좋겠지만, 지하보도만 있는 상황이라면 정말 울고 싶어집니다... ㅠ.ㅠ
    고통스럽게 계단을 내려가고 올라가는 지하보도를 이용해서 건넌 후에 다시 힘든 발걸음으로 인도를 걸어야 합니다.

    물론 인도의 사람들 중에서는 응원을 해주는 사람도 있고, 반바지에 민소매 런닝을 입고 번호표를 두른 사람에 대한 호기심 어린 눈빛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너 같은 사람들 때문에 교통 체증이 얼마나 심했는데...' 라는 눈빛을 보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서울 도심을 달리는 서울국제마라톤 코스 몇 시간 동안 이 길을 통제하면 교통체증은 장난이 아니다.


    여하튼 제한시간을 넘겨서 달리는 것은 육체적으로도 힘들고 정신적으로도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한시간이 없는 대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럼 이런 선택의 장점을 볼까요?

    1) 제한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무리한 훈련을 할 필요가 없다.
    처음부터 제한 시간을 넘길 생각으로 대회를 나가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좀 더 좋은 기록을 위해서 인터넷도 뒤져 보고, 훈련법도 찾아보면서 운동을 무리하게 하다가 시합에 나가기도 전에 부상이 생깁니다. 운동한 것이 아까워서 부상에도 불구하고 시합에 나가고 일은 점점 꼬여 갑니다.
    제한시간이 없다면, 자신의 능력에 맞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추어서 운동을 계획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1년 일산 하프마라톤을 달릴 때, 지금보다 많이 날씬한 상태이다. 저 때는 식스팩도 힐끗 보였는데... -.-;


    2) 좀 늦게 뛰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제한시간이 없는 대회는 교통통제를 안 하는 대회입니다. 교통 체증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뭐라고 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서울 시내에서 진행하는 마라톤 대회에 나갔는데, 중간에 힘들어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교통 통제 때문에 차를 세우고 기다리고 있는 분께서 걷고 있는 저를 지목 하더니
    "저렇게 걷는게 무슨 마라톤이야! 왜 이런 것 때문에 교통 통제를 해야 해?"
    라고 소리치시더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시 달리다가 그 분이 안 보일 때 즈음해서 다시 걸었습니다.
    2001년 일인데, 지금도 기억이 나는 것을 보면 상처를 많이 받았나 봅니다... ㅠ.ㅠ


    3) 소규모 대회라서 복잡하지 않다.
    교통통제를 하고, 제한 시간이 있는 대회는 꽤 복잡합니다. 정신이 없습니다. 소규모 대회도 사실 복잡하기는 합니다만... 대규모 대회와 비교할 수는 없지요. 마음의 여유가 있습니다.
    몇 시간 동안 달려야 하는데, 달리기 전에 지쳐버리면 곤란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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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 풀코스 마라톤이라도 시작할 때는 언제나 즐겁다. 과연 끝은 어떨가?


    4) 사고의 위험이 적다.
    교통 통제를 하는 대회는 교통 통제가 해제된 이후에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는 주최측의 책임이 없다는 안내가 있습니다. 시합 중에도 달리기 코스로 차량이 난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고의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5) 그나마 덜 쪽팔린다.
    달리다가 지쳐서 걷기 시작하면 좀(?) 민망합니다. 도심에서 진행하는 마라톤은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고, 구경하지 않더라도 지나가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괜히 마구 민망합니다.
    한강변에서 이루어지는 마라톤이라면 달리다가 지쳐서 걷는 것이 민망하면 산책 나온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
    하지만, 한강변에 나온 사람들의 눈빛은 훨씬 부드럽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준비가 부족했던 풀코스 마라톤의 끝은 언제나 처참했다. 다리는 무겁고 뻗뻗해 보이고, 얼굴은 흐리게 처리했지만 웃음은 사라지고 괴로움을 엿볼 수 있다. 위안이 되는 것은 내 뒤로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


    장거리 달리기를 해 본지도 꽤 시간이 지난 것 같습니다. 사진의 모습을 현재의 저에게서 찾기 힘들군요.(며칠 전 EBS에 나온 저의 얼굴과 꽤 차이가 있습니다... -.-;)
    다시, 운동을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얼마 전에 돌 지난 우리 딸이 제가 운동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군요. 저 혼자 운동하면, 울면서 자기랑 놀자고 합니다... -.-;

    이렇게 핑계를 대면서 하루하루 운동 시작을 미루고 있습니다...


    P.S.
    오늘도 제목과 내용이 좀 안 맞는 것 같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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