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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북한 사격 선수 김정수가 금지약물인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에 양성반응이 나타나서 메달을 박탈당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습니다.
프로프라놀롤은 고혈압이나 심장병에 많이 사용되는 약물 계열인 베타차단제의 일종입니다.
베타차단제의 가장 대표적인 효과는 심장박동수를 낮추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운동의 경우 운동 중의 심장박동수는 빨라지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베타차단제를 복용하게 되면 운동 능력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반적인 운동 종목에서 베타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은 기록을 저조하게 만드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기록을 저조하게 만드는 베타차단제가 금지약물이 된 것이 좀 이상한 것 같습니다. IOC에서는 올림픽에서 기록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서 베타차단제를 금지약물로 지정한 것일까요?
이렇게 심장박동을 떨어뜨리는 약물인 베타차단제도 기록 향상에 도움이 되는 종목이 있습니다.
사격과 양궁과 같은 움직임이 적고, 집중력이 많이 요구되면서 손이 떨리지 않아야 좋은 기록이 나오는 종목에서는 베타차단제가 기록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베타차단제는 심장병이나 고혈압 외에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북한 선수가 사격시합에서 사용하는 것처럼 무대 공포증(stage fright)가 있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통 불안증이 있는 경우에는 진정제 계열의 약물을 사용하게 되는데, 집중력 저하가 유발되기 때문에 무대에 오를 사람이 진정제를 사용하면 안되겠지요...^^
그래서 진정제 대신에 베타차단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베타차단제를 사용하게 되면 집중력 저하는 줄이고 무대에 올랐을 때 느껴지는 두근거림이나 손 떨림 같은 증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두근거림과 손떨림이 있다면 사격을 할 때는 많은 방해가 될 것입니다. 이런 증상을 줄이고, 집중력에는 영향을 별로 안 미치는 약제인 베타차단제는 육상이나 수영과 같은 기록경기에서는 도움이 안되겠지만, 사격에서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베타차단제의 효과 때문에 금지약물로 지정되는 것입니다.
물론 베타차단제가 집중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다소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주의 사항에 졸음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운전과 같은 집중력이 요구되는 일을 할 때는 주의하라는 문구도 있습니다.
P.S.
운동과 건강에 대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올림픽과 연관된 포스팅을 하나도 하지 못 해서 조금 아쉬움이 있었는데, 다행히 하나는 올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