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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리 디스크 명의 되는 법
    Medical/통증클리닉 2008. 7. 18. 11:22

    미국 통계를 보면, 요통은 병원을 방문하는 증상 중에서 2번째를 차지하는 증상이라고 합니다.

    요통과 관련해서 의료시장의 규모는 상당히 크기 때문에 요통이나 디스크에 대해서 명의로 소문이 나면 환자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서 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명의가 될 수 있는지 씁쓸하지만, 현실적인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해 봅니다.

    요통으로 명의가 되려면 일단 요통에 대해서 좀 알아야 될 것 같습니다. 요통의 특성에 대해서 모르면 명의로 소문이 날 수 없겠지요... -.-;

    급성 요통부터 보면, 급성요통은 예후가 매우 좋은 질병입니다. 요통이 발생했을 때 1/3만이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2/3는 그냥 어쩌다 보니까 병원도 못 가는데, 그냥 좋아집니다. 병원을 방문한 사람들도 90%는 2 주일이면 거의 회복이 되는 것이 급성 요통입니다.

    뭐... 어떻게 보면 감기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감기 걸려도 병원에 안 가는 사람들이 많고, 감기 걸려서 병원을 방문하면 대부분 2주정도면 회복이 되니까... 문제는 감기 걸려도 또 걸리는 것처럼, 요통도 재발을 잘 한다는 것입니다.

    급성요통 환자 중 10~20%(보고서에 따라서는 40%까지) 재발을 한다고 합니다. 다행히 재발된 요통도 잘 회복이 됩니다.

    시간이 흘러도 회복이 안 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의 경우 불안한 마음에 MRI를 찍게 됩니다. MRI에서 디스크가 발견되면 환자는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어디에 가면 수술을 하라고 하고, 어디에 가면 지켜보면 된다고 하고...

    일단, 대부분의 디스크는 수술을 하는 질병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수술의 적응증이 되는 디스크는 이미 헬스로그에서 언급된 적이 있습니다.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허리 수술 대신에 유도,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http://healthlog.kr/403 ]

    이런 경우가 아니면, 일단 지켜볼 수 있습니다. 이미 한 번 언급을 했듯이 튀어나온 디스크는 굳이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크기가 줄어드는 경우가 2/3나 되기 때문이지요.

    튀어나온 디스크는 다시 제자리로 들어 갈 수 있을까?[ http://mabari.tistory.com/6 ]

    디스크라는 것이 튀어나와도 크기가 저절로 줄어들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과 요통의 원래 잘 호전되는 증상이라는 것을 잘 활용하면 명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명의가 되는 방법을 알아 볼까요?

    1. 갑작스럽게 허리가 아픈 사람의 경우 무조건 2주 동안 다니게 한다.
    그러면 10명 중 9명은 좋아집니다.(통계가 그렇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통증이 깨끗하게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이 호전이 되었을테니까 치료한 사람의 카리스마에 따라서 환자의 만족도가 결정됩니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일단 2주 동안 붙잡아 두면 10명 중 9명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치료 반응이 신통치 않으면 MRI 검사를 해서 튀어나온 디스크가 있는지 확인을 한다.
    혹시 튀어나온 디스크가 있다면, 기회가 온 것입니다. 이제부터 관건은 환자를 어떻게 오랫 동안 붙잡아 두고, 6~8개월 후에 다시 한 번 MRI를 찍게 만들 것인가? 입니다.
    다시 MRI를 검사한 환자의 2/3는 분명이 줄어 들었을 것입니다. 환자는 기뻐하며 고마워할 것입니다. 물론 1/3의 환자들은 실망을 하겠지만, 어차피 다른 곳으로 갈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상은 디스크의 크기가 줄어들은 2/3의 환자들입니다. 이제부터는 이들을 어떻게 홍보대사로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3. 디크스가 있는 환자를 발견하면, 환자에게 치료가 가능하고 치료에는 6~8개월이 걸리고,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2번과 중복되는 이야기입니다. 디스크가 있는 환자들이 방문하면 가장 중요한 관건은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것입니다. 
    환자에게 해가 되는 짓만 하지 않는다면, 2/3는 분명히 호전될 것이다. 호전되지 않는 1/3의 환자는 어쩔 수 없지만, 대중적인 성공을 원한다면, 실패에 연연하면 안 됩니다. 호전된 2/3에 집중을 해야 합니다.
    어차피 6~8개월 꾸준히 올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좋아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호전되지 않는 사람들은 중간에 사라지기 때문에 이런 6~8개월 치료를 완료하는 사람들이 호전되는 비율은 기존 통계보다 더 높게 나오겠지요... -.-;
    (그래서 냉정한 의학통계에서는 추적관찰 중 사라지는 환자는 치료 실패로 간주합니다.)
    점점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명의 되는 방법이다.
    아! 참고로 꾸준한 치료를 받지 않은 경우라면 MRI를 찍으면 안 됩니다.(왜나하면 치료하지 않아도 2/3는 튀어나온 디스크가 줄어드니까요...-.-;)


    4. 디스크가 줄어든 환자의 MRI를 확보했으면 환자를 설득해서 인터넷에 공개한다.

    어차피 저절로 들어갔는지, 치료를 잘 해서 들어갔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아는 사람이 보면 웃기는 짓이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놀라운 일이니까요.
    쪽팔림은 순간이지만, 명의로 소문나는 것을 생각하면 그 정도의 쪽팔림은 참아야 되겠지요...


    5. 좋아지면 무조건 내가 잘 해서 그런 것이다.
    홈페이지에 뻗뻗한 일자허리, 일자목이 부드러운 곡선을 되찾은 사진을 올려 놓습니다..
    허리가 아플 때나 목이 아플 때 찍으면 통증으로 인해서 근육의 경직 때문에 허리나 목이 일자로 보입니다. 어차피 며칠 지나서 통증이 줄어들면 근육의 경직이 호전되면서 부드러운 곡선을 되찾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이 있지만,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이 있습니다. 그냥 올려 놓으면 내가 잘 해서 좋아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 입니다.


    6. 병원 내부에 이런 저런 자격증을 걸어 두어라.

    젊은 사람들은 "CERTIFICATION OF ATTENDANCE(참가확인증)"을 보면 웃을 것입니다. 하지만, 누구도 직접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요. 게다가 의료소비를 주도하는 계층을 염두에 두면 충분히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입니다. 내용까지 영어로 되어 있으면 무슨 내용인지 읽어 보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벽에 걸린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는 사람은 몇 명 안 됩니다. 인테리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조금은 어이 없지만,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다양한 의료기관에서 위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도 요통이라는 증상의 특성을 잘 파악해서 위에 언급한 전술을 변형해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1, 3번의 방법에 대해서는 좋다. 나쁘다 이야기하기가 좀 애매합니다. 치료하는 입장의 의도가 중요한 부분이 될 것입니다. 2주 동안 치료를 하면서 환자의 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하는 것도 치료 방법의 하나가 될 것이고, 그 기간동안 환자의 습관을 파악해서 교육을 하는 것도 좋은 치료법이 될 것입니다.
    만성요통의 경우라면 환자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환자가 치료를 포기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치료기간을 넉넉하게 잡고 환자를 격려하는 것도 좋은 치료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런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는 치료방법도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좀 고민을 해봐야 할 것입니다.

    요통이라는 증상은 원래 호전이 잘 되는 증상이고, 허리 디스크도 특별히 엉뚱한 치료를 하지 않는 이상 치료에 잘 반응하는 질병이기 때문에 특정 치료법의 우월성을 증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치료를 안 해도 좋아질 수 있는가 하면, 어떤 치료를 해도 좋아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환자의 선택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좋아진다는 보장만 있다면, 어떤 치료라도 받고 싶은 심정으로 명의를 찾게 됩니다. 운이 좋아서 진짜 명의를 찾아갈 수도 있지만, 위와 같은 방식을 통해서 명의가 된 사람을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

    현명한 의료소비가 요구되는 세상입니다.

    현명한 의료소비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근거중심의학(EBM)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근거중심의학(EBM)의 가장 큰 목적은 의료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환자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서비스 제공자에게 이끌려서 의료소비를 하는 것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바로 근거중심의학입니다.

    의료 공급자나 의료 소비자 둘 다 근거중심의학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현명한 의료소비가 이루어지는 환경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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